전세계 첫 금형산업 전문 전시회

국제금형 및 관련기기전(INTERMOLD KOREA) 

명사 ‘처음’은 ‘시간적으로나 순서상으로 맨 앞’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철학적 접근도 있다. 그리스어로는 아르케(Arche)라고도 한다. 근원(根原) 및 시원(始原)을 의미하는 말로, 고대 이오니아(Ionia)의 자연철학자들은 만물의 근원이나 세계의 원질(原質)이라는 의미로 이 말을 사용하였다.
처음을 가공하는 과정은 ‘시작(始作)’이다. 사전적 의미로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는 과정을 말한다. 흔히 물건을 사용하다보면 ‘누가 처음 시작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곤 한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처음과 시작은 오랫동안 뇌리에 남으면서 궁금증을 유발하는 촉매가 되곤 한다.
우리나라 금형산업에서도 ‘처음’과 ‘시작’을 찾아볼 수 있다.
처음을 알아보기 전 우리나라 금형산업의 위치를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금형산업의 위치는 외형적으로 세계 5위의 금형생산국이면서 금형수출국이다. 짧은 역사에도 일본과 미국, 독일,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금형 강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국내에서의 금형산업 위치는 단순한 3D 산업이라는 이미지만이 강조되어 왔다. 대중적인 인식도 최하위이다. 금형이 각종 산업제품을 생산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도구임에도 외면받아 왔지만, 최근에는 금형업계의 노력으로 예전보다는 바라보는 시선이 부드럽다. 정부 차원에서도 금형산업은 현대산업의 ‘뿌리산업’으로 그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다만 일부 대기업의 횡포로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국가 근간산업임에는 분명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금형산업이 세계적 규모로 성장하기까지의 역사에서 전환점을 마련한 사건은 무엇이 있을까. 그동안 ‘세계에서 처음으로’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무난한 사건은 많이 있어 왔다. 금형 강국으로 성장하면서 따라가는 기술력에서 선도하는 기술력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여러 사건 가운데 ‘국제적 규모의 전시회 개최’를 첫 손에 꼽는데에 금형인의 한사람으로써 반론을 제기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1981년 전세계 처음 금형분야 전문 전시회 개최
세계 5위의 금형강국 기틀 마련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수출주도형 공업화정책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수출진흥에 주력해 왔다. 1970년대도 정부의 기본시책이 경공업 위주에서 중화학공업으로 변화하면서 금형산업의 중요성은 점차 강화됐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하여 1981년 10월 서울에서 처음으로 ‘제1회 국제 금형 및 관련기기 전시회’가 개최됐다. 당시 금형산업이 전시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기계관련 전시회에 편승하여 끌려가는 형국이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전시 주최인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당시 이용구 회장)은 주위의 우려와는 달리 성공적인 개최로 우리나라 금형산업 발전과 조합의 수익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성과를 거뒀다. 참관객도 2만5천명이 넘었다. 국내에서도 당시 상공부 서석준 장관이 직접 전시장을 순방하여 관계자를 격려하는 등 금형전시회에 큰 관심을 가졌다. 이에 고무된 일본과 중국, 대만 등에서도 잇달아 금형 전문 전시회를 개최, 동아시아가 세계 금형산업의 중요한 축으로 작용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현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시회로 성장하여 독일에서 개최하는 유럽금형전시회(EUROMOLD) 전시회와 함께 양대 지역을 대표하는 금형 전문전시회로 전세계 금형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금형조합 관계자는 “금형전시회는 국내외의 각종 금형 및 공작기계와 관련기기가지 한 자리에서 비교, 평가해 볼 수 있고, 최신 정보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초창기부터 금형인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다”면서 “국내 금형 제품을 수입코자 하는 외국 바이어들도 한 자리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탓에 대거 참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형전시회는 1981년 첫회를 시작으로 매년 서울에서만 개최해오다 1985년부터는 봄에는 서울에서 개최하고 가을에는 지방(창원, 부산)에서 병행 개최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했다. 이는 금형 분야의 신기술 동향이나 관련 정보 입수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의 금형인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판로 및 거래선 발굴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의 금형 및 관련 업체들에게 홍보와 마케팅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금형전시회는 이후 1991년 제10회 전시회부터는 격년제로 바꿔 개최해 오고 있으며, 2011년까지 서울에서 20회, 지방에서 10회 등 총 30회의 금형전시회를 개최하는 성과를 거뒀다.
금형전시회 명칭도 시기마다 변화를 달리했다. 초창기에는 ‘금형 및 관련기기전’을 지속하다 한국금형ㆍ공구공업협동조합으로 개편되면서 공구업계가 영입되자 ‘금형ㆍ공구 및 관련기기전’으로, 다시 공구조합이 분리되자 ‘금형ㆍ가공기기전’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이후 ‘금형공구 및 관련기기전’으로 변경하다 초창기 ‘금형 및 관련기기전’ 명칭으로 환원한 것은 지난 2003년 제16회 전시회부터이다.
올해 초에도 제20회 금형전시회가 개최되어 전세계 금형인들의 관심을 받았다. 제20회 전시회는 전회 전시회와 비교하여 출품사에서는 소폭 증가한 360개사(전회 320개사)가 출품했지만 규모면에서는 대폭 확대된 400여부스 증가한 1,500부스를 기록하면서 역대 전시 사상 최대 규모의 전시회로 진행됐다. 전시 상담 및 계약 실적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내수 상담 및 계약은 각각 1조 2,560억원과 2,860억원을 기록했다. 수출도 상담은 전회와 비슷한 수준인 1억 2,630만달러에 그쳤지만, 실질 계약에서는 전회 1,395만달러에서 2.2배 증가한 3,12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해외 금형 기업들의 실질 구매율을 높여 금형전시회가 해외 비즈니스 창구 역할을 담당했다는 성과를 거뒀다. 참관객은 전회 대비 소폭 증가한 4만 7,500명이 다녀갔다.
 
관련 자료 협조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www.koreamold.com